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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엔드 개발자

Story

2023년까지의 이야기

SleepingOff 2023. 12. 27. 19:42

건축학과에 다니던 경험

고등학교 때 TV에 나오던 건축가는 매우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꾸준히 성장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동경하여 건축가라는 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2016년 건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어두운 성격, 한 지역에서만 자란 토박이로 좁은 시야를 가졌던 저에게는 큰 변화였습니다.
그러나 3일 밤을 새면서 몸을 망치면서 과제를 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습니다. 컴퓨터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다음 학기에 쓸 생활비도 넉넉하게 모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지내고 다시 복학하여 2학년을 다녔습니다.
재수강을 하면서 좀 더 익숙한 상태로 도전해봤지만, 결과는 또 안 좋게 반복되었습니다. 다행히 이론 수업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았기에 평균은 좋았습니다. 다만, 3학년으로 넘어가면서 이론 과목에도 실기가 포함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과제는 설계 수업을 토대로 진행했고, 결국 둘 다 망쳐버리는 결과에 지쳐 다시 휴학을 했습니다. 분명 시간은 흐르고, 동기들은 발전하는데 저 혼자 점점 바닥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면서 학교에서는 5학년이 되었지만, 학점을 위해 4학년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휴학을 해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냈기에 정신적, 신체적으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어느 날 너무 우울하여 가족의 도움으로 정신과를 찾아갔습니다. 지독한 우울증이었습니다. 돈이 없어 꾸준히 치료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기말고사를 앞두고 도망치듯이 휴학을 했습니다.

개발을 시작한 계기

휴학기간을 다 쓸 각오로 장기간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엔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좋다는 정신과를 찾아다녔습니다. 한 곳에 정착하여 3개월 정도 치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취미 생활도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때 프로그래밍 강의를 하나 들었고, 너무 재미있어 도서관에서도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책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세상 이치를 알 만하다고 느낄 무렵, 갑자기 부고를 듣는다. 예상치 못했던 어느 순간, 사랑하거나 미워했던 이의 부고를 듣는다. 무관심할 수 없는 어떤 이의 부고를 듣는다. 이 부고 역시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킨다. 이제 삶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부고의 체험은 다른 성장 체험과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알 것만도 같았던 삶과 세계를 갑자기 불가사의한 것으로 만든다. - 성장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그러던 중 오랜만에 걸려온 아빠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응급실이었고, 직행 시외버스가 없는 타지였습니다. 작은 건설 현장에서 안전모를 하지 않아 생긴 사고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도착한 후 병원에 있는 유일한 직계가족인 제가 사망선고를 들었습니다. 정말 형용할 수 없이 허망했습니다. 나중에 내가 설계한 집을 아빠가 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건축학과를 포기했습니다. 삼남매 중 취업한 사람이 없었고, 언제까지 재능이 없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분야를 잡고 방황할 수 없었습니다. 당장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래가 없었기에 단기간에 취업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습니다. 그 중 프로그래밍을 선택했습니다. 이미 프로그래밍 강의를 들으면서 어느 정도 허들을 넘었기에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비지원 학원을 다닌 경험

어느 정도 사고와 관련한 일들이 정리가 되고, 빠른 성장을 위해 학원에 등록하였습니다. 그렇게 2023년 3월에 퍼블리싱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HTML, CSS, jQuery를 사용하여 홈페이지 하나를 클론코딩하는 3개월 기간의 커리큘럼이었고, 평일 5시간씩 들었습니다. 그 외에는 복습하고 독학하면서 거의 한 달만에 다른 웹페이지에 대한 퍼블리싱 클론 코딩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kky 개발자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면서 학습 방법, 스터디, 프로젝트 등을 찾아보면서 다음 목표는 JavaScript, React가 되었습니다.
JavaScript 기본 문법은 다른 언어와 비슷하여 금방 익힐 수 있었지만,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르던 상태라 프로그래머스의 연습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배운다면 훨씬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데, 학원의 진도는 이미 넘어버렸고, 개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트를 몰라서 헤매던 중, 부트캠프도 국비지원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학원에서도 퍼블리싱이 아닌 프론트엔드 직무로 바로 취업을 원하던 저를 위해 자소서 등을 봐주셨고, 코딩 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여러 곳에 지원했지만 멋쟁이 사자처럼만 합격하여 2023년 7월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프로젝트도 지원하여 2023년 6월부터 React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디자인과 퍼블리싱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였습니다. 실제로 어도비 툴을 많이 사용해봤고, 유튜브에서도 웹 디자이너의 영상을 많이 봐왔기에 어느 정도 가능했습니다. 후에 이 프로젝트에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집에서 거리가 좀 있지만, 스터디도 다녔습니다. 카페에 모여서 각자 코딩하는 모각코 스터디인데, 최대한 현업에 있는 개발자 분들과 대화하면서 빠르게 개발 문화에 익숙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3개월 정도 주말마다 카페에 가서 인사하고 공부하고 시간이 되면 많이 여쭤볼 수 있었습니다.

부트캠프를 다닌 경험

2023년 7월 부트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멋쟁이 사자처럼 프론트엔드 스쿨 7기로 위니브 측에서 강의를 제공하고 테킷 측에서 운영을 하는 듯 합니다. 이미 퍼블리싱 교육을 받았던 터라 초반에는 외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강의에서는 학습 방법, 몰랐던 내용 등을 위주로 집중하였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모르던 내용들이 많아서 주로 강의를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수료 후기로 적었습니다. > 수료후기 바로가기
작은 토이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면서 구현을 위주로 연습을 했습니다. 코드를 무작정 짜고, 코테를 푸는 것보다 구현 연습을 하라는 말을 익히 들어와서 좋은 방법인 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진행을 하면서 회고조 활동을 통해 월별 회고도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딥다이브 스터디, 블로그 스터디, 모각코 등 여러 스터디 활동과 더불어 동료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전문적이진 않아도 피그마를 쓸 때 얻었던 팁들, 옵시디언, 학습 방법 등을 공유했습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게 파이널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 자체는 처음이 아니었지만, 리더의 위치에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매니징을 담당했던 터라 열정이 너무 넘쳤습니다. 처음에는 문서화에 꽂혀서 문서 정리만 하다가 강사님들의 피드백을 듣고 빠르게 구현을 하는 것으로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기획 자체가 탄탄하지 않았기에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았고, 수도 많았습니다.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구현에만 급급하다가 UX는 신경쓰지 못하고 발표를 해야 했습니다. 다같이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니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아쉬운 경험이었습니다.

부트캠프 수료 이후의 이야기

파이널 프로젝트를 끝내고 2023년 11월 부트캠프를 수료하였습니다. 수료 직후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을까, 몰입 직후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하여 빠르게 여러 스터디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부트캠프에서 하던 스터디들은 파이널 프로젝트 기간에 유지하지 못하고 수료 이후에도 참여율을 저조하여 이어가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연재하기, 문서 읽기 스터디를 만들어 두 달 정도 운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파이널 프로젝트에 대한 리팩토링도 바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달려오면서 제대로 쉰 적이 없던 탓인지 몰입도가 전보다 못 한 상태로 연말이 되었습니다. 이제 아빠의 기일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유지하던 스터디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면서 쉬는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회고를 하면서 2024년의 목표와 계획을 잡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옵시디언을 통해 발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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